[산문] 새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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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ng-Log/서재
그것은 새 벽이었다. 의심할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그것은 높디 높았고, 나는 그 끝과 두께를 가늠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것은 나의 반응이자 행동이자 선택이었고, 곧 예정된 결과였다. 벽을 보면서 재밌다고 느낀 점은 새 벽을 따라 뿌리내린 늙은 담쟁이들의 모습이다. 담쟁이덩쿨은 몇년생 식물이지? 내 눈에 저 덩쿨들은 나보다 오랜 기간 존재했던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담쟁이덩쿨에 관한 정보를 찾아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이것도 나의 반응이자 행동이자 선택이었고, 곧 예정된 결과였다. 다만 추측건대, 저건 인류사와 함께 자라 온 덩쿨이 분명하다. 나는 이 점에 내 스스로를 걸 수 있다. 아니라면 날 가져요. 하지만 그건 모순이잖아? 그러니 날 가져요. ...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