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와이파이를 통해 두 기기를 연결하라는데 설명서에 있는 사진에는 공유기에 랜선이 꽂혀있지 않았다.
이걸 보고 내 주변 사람들 반응은 이러하였다.
먼저 설명서 사진을 봤는지 안봤는지 모르겠지만 사진에 랜선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한 케이스.
두번째는 인지했어도 그래서 뭐? 그냥 사진일뿐이잖아 하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케이스..
이제 그럼 생각을 해보자.
설명서를 만드는 사람이 '정상인'으로서 평균적 수준의 성실함과 의무이행을 다하였다면, 과연 그 사진이 무의미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물음표'로서의 '왜'라는 질문이 떠올라야한다.
왜 사진을 이딴걸 찍어놨지?
나는
1. 설명서에 랜선이 꽂혀있지 않은 공유기 사진이 찍혀있다는 점
2. 노트북과 공유기와 단말기가 모두 세트로 구매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추측의 근거가 된 사실관계로는 당연히 같이 제공된다는 전제하에 쓰여진 설명서의 문장구성과 뉘앙스 그리고 이러한 제품들은 수입업체를 통해서 고액의 계약하에 제품을 쓸 수 있는 모든 세팅을 다 해서 납품받는다는 눈치밥 정도가 있다. 그러한 유지보수관리로 수입업체는 돈을 벌어먹는달까?)
을 토대로 인터넷 연결 없이 그저 통신 매개체로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뿐일 수도 있겠다라는 가설('느낌표'로서의 왜냐하면)을 세웠고 이를 검증하였으며 이러한 내 추측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지금껏 이 장치를 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 되는 곳에 가서 인터넷이 되는 와이파이를 잡아서 쓰셨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장소적 제약이 생기게 되고, 이를 극복하려면 매번 에그나 휴대폰 테더링 등을 통해야만 해서 불편함이 있었다고 한다.
최소 5년은 된 물건이다.
그 기간동안 그 누구도 왜? 라고 묻지 않고 왜냐하면 이라고 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이 일을 통해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라는 것을 안하고 사는구나 라는 것을
'왜'와 '왜냐하면'의 연속.
'!'와 '?'의 연속.
'문제 정의'와 '가설 정립'의 연속.
그리고 가설 검증과 피드백을 통한 새로운 '?'와 '!'의 도출.
이러한 정 반 합 과정 그 자체.
내가 하는 '생각'의 90% 이상은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거의 항상 생각을 하고 산다.
이걸 안하고 사는 사람이 진심으로 신기할 뿐이다.
도대체 그럼 눈 뜨고 있는 동안 뭘 하고 사는걸까?
이거봐 또 '?'가 튀어나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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