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발표된 공매도 전격금지 발표 이후 그 첫날인 어제(23.11.06)는 국장의 대폭등이 있었다.
이를 보고서도 트레이더로서 보유종목 청산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판단이었다.
예탁금이 줄줄 빠져나가고 있었고 실제로 시장이 박살 나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공매도 금지 하나를 '핑계'로 양 지수 급등, 코스피는 역사상 가장 큰 반등(134p 상승)을,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걸릴 정도로 올랐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희망회로에 가득한 개미들로 시장이 훈풍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종의 격언에 가까운 '환희에 팔고 공포에 사라'는 것은 이럴 때야말로 적용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본다.
격언들은 대체로 거시적인 단위일수록 잘 들어맞고, 미시적인 수준에서는 틀리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의 지수가 환희에 가득 찼다면, 앞서 언급한 격언에 따를 때 매도시점이다.
나 역시도 시장 폭락으로 인해 큰 비중이 들어간 스윙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제의 반등은 비상식적인 시장반등이었다는 점에서 전량 탈출한 뒤, 재진입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본다.
비상식적인 반등이었다는 판단의 근거로서는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근본적으로 나는 공매도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보는 편이고, 최근의 시장폭락은 공매도와 상관 없다고 보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일 이루어진 시장의 큰 반등은 비정상적인 광기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너무나도 큰 폭의 반등이었기에 비정상적인 광기라고 평가하는 것이지, 반등 자체를 비정상적인 결과로 보는 입장은 아니다.
어쨌거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매도 금지 조치는 시장으로 하여금 우상향을 강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공매도가 없다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오직 시장이 올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왜냐하면 롱 포지션만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명백히 거품을 조장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거품은 언젠가는 빠지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24년 6월까지 공매도 금지를 선언하였기 때문에, 이르면 24년 4월쯤부터는 쭉정이를 피해가려는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르면 24년 하반기, 늦어도 25년에 다시 한번 폭락장이 올 것이다.
그 때 손해 보는 것은 결국 또 개미일 것이 뻔하다.
중요한 것은 손해보는 것이지 피해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 피해자는 없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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